결혼하고 3년 동안 어디를 가든 남편 스케줄에 맞춰야 했어요.
친구 만나려면 남편 퇴근 후에 차 빌려야 하고, 미용실 가려면 주말까지 기다려야 하고... 솔직히 좀 답답했거든요.
남편이 나쁜 건 아닌데 매번 "차 좀 써도 돼?" 하는 게 스트레스였습니다. 그래서 올해 초에 "나도 운전 배울래" 했더니 남편이 오히려 좋아하더라고요 ㅋㅋ
마포에 사는 지인이 빵빵드라이브에서 연수받았다고 해서 저도 신청했어요.

지인이 "강사님이 안 무섭고 잘 알려줘" 했는데 진짜 그랬습니다. 첫 전화 상담부터 편안했어요.
1일차에 강사님이 오셔서 제 운전 수준을 물어보셨어요. "면허 딴 지 4년인데 한 번도 운전 안 했어요" 했더니 "아 그러면 새로 배우는 거나 마찬가지네요" 하시면서 기초부터 시작했습니다.
마포 동네 이면도로에서 출발, 정지, 우회전을 반복했어요. 화요일 오후 2시였는데 골목이 한산해서 연습하기 좋았습니다.
근데 우회전할 때 핸들 꺾는 양을 모르겠어서 너무 크게 꺾었다가 인도 쪽으로 갈 뻔했어요. 강사님이 보조 핸들로 잡아주셨는데 그때 좀 놀랐습니다 ㅠㅠ
2일차에는 마포 대로에서 차선 변경 연습을 했어요. 강사님이 "미러 확인하고 깜빡이 켜고 3초 후에 들어가세요" 하셨는데 머리로는 아는데 몸이 안 따라주더라고요.

처음에 세 번 정도 타이밍을 놓쳤어요. 근데 강사님이 화내지 않고 "괜찮아요 다음 기회에 해봐요" 하셔서 덜 긴장됐습니다.
2일차 후반에는 마포에서 홍대 쪽으로 가는 길을 달려봤어요. 차가 많았는데 그래도 끝까지 해냈습니다.
3일차에는 좌회전이랑 유턴 연습을 했어요. 유턴이 진짜 어렵더라고요. 핸들을 끝까지 꺾어야 하는데 타이밍이랑 공간 감각이 필요했습니다.
강사님이 "유턴 신호 떨어지면 바로 출발하세요, 머뭇거리면 신호 끝나요" 하셨는데 처음에는 머뭇거려서 한 번 놓쳤어요. 두 번째에 성공했을 때 "잘하셨어요!" 하셔서 기분 좋았습니다.
4일차 마지막 날에는 제가 평소에 다닐 만한 코스를 정해서 반복했어요. 집에서 미용실, 집에서 카페거리, 이런 식으로요.

주차도 연습했는데 나란히 주차는 되는데 후진 주차는 아직 좀 불안합니다. 강사님이 "처음에는 넓은 자리만 골라서 하세요" 하셨어요.
연수 끝나고 첫 주에 혼자 미용실 갔어요. 남편한테 안 물어보고 내가 가고 싶을 때 간 거요.
그 자유로운 느낌이 진짜 좋았습니다. 별거 아닌 것 같은데 결혼 후 처음으로 내 시간을 내 맘대로 쓰는 기분이었거든요.
지금은 주 3회 정도 운전하는데 매번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마포 근처 도로는 이제 꽤 익숙합니다.
운전 배우면서 자존감이 좀 올라간 느낌이에요. 누구한테 의지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인 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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