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와 원형교차로를 보면 제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면허를 따고 4년을 장롱면허로 지낸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그 공포감이었거든요. 일반 신호 교차로는 아직도 버벅거리는데, 로터리라니... 상상만 해도 무서웠습니다. 남편은 "저건 배우고 나면 쉽다"고 했지만, 저는 믿지 않았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도 커지고, 제가 직접 운전해야 하는 상황들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아이 병원 진료 때문에 로터리를 통과해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남편을 조르기가 정말 싫었거든요. 남편이 "그냥 연수 받아"라고 강하게 말했을 때, 저도 결국 마음먹었습니다.
마포에서 방문운전연수를 검색했을 때, 원형교차로 전문 코스를 가진 곳이 있었어요. 리뷰를 읽어보니 "로터리 공포증을 확실히 없애준다"는 후기가 많았습니다. 가격은 자차 기준 10시간에 38만원이었는데, 이 정도면 합리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강사님이 처음 온 날 저는 너무 떨렸습니다. 강사님이 "로터리가 어려운 건 마음의 준비가 안 돼서입니다. 오늘은 그냥 보기만 하겠습니다"라고 해주셨어요. 그 말이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첫날은 마포역 근처 작은 로터리에서 다른 차들이 도는 걸 관찰했습니다. 강사님이 "보세요, 차들이 어떻게 진입하는지? 어디서 깜빡이를 켜는지?" 하면서 설명해주셨어요. 10번은 지켜봤을 거예요. 그러다 강사님이 "이제 해볼까요?"라고 했을 때, 저는 준비가 안 되었지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ㅋㅋ
첫 시도는 정말 끔찍했습니다. 진입 타이밍을 완전히 놓쳤거든요. 한 바퀴 더 돌아야 했어요. 강사님이 "괜찮습니다, 이건 정상입니다. 다시 해봅시다"라고 했습니다. 다음 시도에서는 조금 낫더라고요. 5번 정도 연습했을 때 드디어 한 번에 나갔습니다.

둘째 날에는 마포 인근의 더 큰 로터리로 나갔습니다. 이 로터리는 4개의 출구가 있었어요. 저는 3번 출구로 나가야 했는데, 1번 출구에서 벌써 나가려고 했습니다. 강사님이 "천천히, 깜빡이를 켜고 나가고 싶은 시점을 말해보세요"라고 했어요. 그렇게 하니까 진짜 쉬워지더라고요.
강사님이 로터리의 정확한 규칙을 설명해주셨습니다. "로터리 진입 30미터 전에 깜빡이를 켜고, 원형도로 안에서는 깜빡이를 꺼요. 나갈 때만 다시 켜면 됩니다"라고 했어요. 이 원칙이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복잡해 보였던 로터리가 갑자기 단순해졌거든요.
셋째 날은 마포역 근처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연습도 했습니다. 로터리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었지만, 주차는 좀 더 쉬웠어요. 강사님이 "지하주차도 로터리처럼 생각하면 됩니다. 천천히 진입하고, 위치를 정확히 잡아야 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처음 3번은 실패했지만, 4번째부터는 성공했어요. ㅠㅠ

4일차 마지막 수업은 실제 병원 가는 코스였습니다. 아이 진료 때문에 가야 하는 그 병원이었어요. 거기 가는 길에 2개의 로터리가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운전해서 들어가야 했거든요. 첫 로터리는 조금 떨렸지만 성공했습니다. 두 번째 로터리는 더 자신 있게 했어요.
병원 앞에 도착했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강사님이 "이제 충분히 혼자 다닐 수 있습니다"라고 해주셨어요. 그 말을 믿고 싶었습니다. 연수가 끝나고 일주일 뒤, 저는 혼자 이 길을 따라 아이를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로터리도 통과했고, 주차도 했습니다.
지금은 마포 여기저기의 로터리를 다닙니다. 처음엔 무서웠던 로터리가 이제는 별 거 아니라고 느껴져요. 38만원은 4년 동안 가져왔던 공포를 없애준 돈이었습니다. 장롱면허 4년 만에 탈출했고, 정말 후회 안 합니다. 내돈내산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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