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5년인데 지금까지 운전은 항상 남편 차지였습니다. 처음에는 남편이 운전하니 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이 야근을 하는 날에는 아이도 못 데려다주고, 엄마 병원 가는 것도 남편 스케줄에 맞춰야 하는 답답함이 있었거든요.
지난 2월에 아이 학원 보내는 길에 제가 한 번 운전해보겠다고 했는데 너무 서툴러서 남편이 한숨을 쉬더라고요. 그 순간 정말 마음이 상했습니다. 이 정도면 제대로 배워야겠다 싶어서 바로 마포 쪽에 운전연수 업체를 검색했습니다.
마포에는 운전연수 업체가 정말 많았는데 가격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보니까 10시간 기준으로 대략 32만원에서 48만원 사이였거든요. 저는 처음에 45만원인 곳이 유명해 보여서 전화했는데, 예약이 2주 뒤였습니다. 그래서 대신 다른 곳들을 더 알아봤는데 마포운전연수에서 10시간에 38만원이라고 해서 그곳으로 정했습니다. 내돈내산으로 40만원 정도를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좀 더 저렴해서 정말 좋았습니다.
처음 상담할 때 직원분이 물어봤는데 제가 '남편은 저를 못 믿는 것 같아요. 한 번 운전했다가 실수해서 그런 것 같은데 자신감이 없어졌어요' 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선생님을 배정해주실 때 '차분한 선생님을 붙여드릴게요, 한두 번에 되는 게 아니니까 천천히 해도 괜찮습니다' 라고 말씀하셨거든요.

1일차는 월요일 오전이었습니다. 아침 9시에 선생님이 우리 집 앞에 오셨는데 제 마음이 철렁했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 앞에서 운전을 해야 한다니... 선생님이 '처음부터 긴장하지 마세요. 여기 도로들이 사실 초보한테 맞춰져 있어요' 라고 해주셨는데 그 말씀이 조금은 위로가 됐습니다.
첫 30분은 우리 집 근처 이면도로에서 기초 운전을 배웠습니다. 핸들 조작, 기어 조작, 브레이크와 액셀러레이터 감 잡기 같은 것들이었는데 5년 동안 빼먹었더니 다 어색했습니다. 선생님이 '힘 빼세요, 가볍게 손목만 써서 돌려요' 라고 하셨는데 제가 양팔에 힘을 팍 주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어깨 마사지부터 받으라고 농담 삼아 말씀하셨습니다 ㅋㅋ
이면도로에서 기초를 다진 후에는 마포 쪽 4차선 도로인 와우북로로 나갔습니다. 차가 왕복 4차선이라서 조금 무섰는데 선생님이 계속 옆에서 '여기 차선 안에 쭉 있으세요, 가운데 줄을 보고 따라가면 돼요' 라고 해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좌측으로 자꾸 쏠렸는데 30분 정도 지나니 어느 정도 감이 왔습니다.
제일 어려웠던 건 신호등에서 좌회전하는 건데, 맞은편 차들 사이에 끼어들어야 한다는 게 정말 무서웠습니다. 선생님이 '신호가 초록색이 되면 3초 정도만 기다렸다가 시작하세요. 왜냐하면 맞은편도 약간 걸쳐서 나오거든요. 맞은편에 차가 안 보이면 출발하는 거예요' 라고 구체적으로 알려주셨습니다. 그 팁 덕분에 이후로는 좀 더 편하게 좌회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첫날 1시간 반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손에 땀이 났어요. 근데 선생님이 '처음치고 정말 잘하셨어요. 신호 지킬 때도 확인 잘하시고' 라고 해주셨는데 그 말씀이 정말 힘이 됐습니다.

2일차는 수요일 오전이었는데 이날은 마포 쪽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후진 주차가 정말 안 돼서 처음엔 4번을 다시 빼고 들어갔습니다 ㅠㅠ 거리감이 아예 안 잡혀서 왼쪽 차에 부딪힐 것 같고, 오른쪽 차에 부딪힐 것 같고... 선생님이 참을성 있게 '괜찮아요, 다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봐요' 라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세 번째 시도에서 '이제 천천히, 핸들 꺾고... 거기 딱 맞게 가고 있어요' 라고 실시간으로 가이드해주셨거든요. 네 번째에는 드디어 성공했습니다. 주차 성공 후에는 마포 쪽 큰 도로에서 교통량 많은 시간에 운전했습니다. 신호등도 많고 좌회전도 많고 차들도 많아서 정신없었지만 선생님이 '이 정도 교통량이 오히려 좋아요. 더 주의깊게 운전하게 되거든요' 라고 해주셔서 다행이었습니다.
3일차 마지막 날에는 아이 학원까지 가는 실제 경로를 운전했습니다. 아침에 출발해서 학원 근처까지 가서 평행주차도 해보고, 돌아오는 길에 마트도 갔다 왔습니다. 학원 가는 길에 낀 차가 좀 많았는데 선생님이 '여기는 항상 이 정도니까 익숙해지면 쉬워요. 안전거리 충분히 유지하고 가시면 돼요' 라고 했습니다.
마지막 평행주차를 성공하니까 선생님이 '이제 충분히 혼자 다니실 수 있겠어요. 자신감 가져도 돼요' 라고 했을 때 눈물이 약간 났습니다. 3일 10시간에 38만원이었는데 정말 가성비 좋은 투자였습니다. 내돈내산으로 제 자신을 위해 쓴 돈 중에 가장 잘 썼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연수 끝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매일 운전하고 있습니다. 아이 학원도 제가 데려다주고, 엄마 병원도 제가 운전해서 모시고 가고, 남편도 제 운전 실력을 인정해주더라고요. 아, 정말 받길 잘했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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